토토사이트발 관세 정책 속 달라진 대외 환경 영향
슈완스컴퍼니 인수 성공 사례, 자신감으로 작용

[오피니언뉴스=박대웅 기자]토토사이트제일제당이 그린바이오 사업 매각을 철회했다. 그린바이오는 생물체의 기능과 정보를 활용해 각종 유용한 물질을 공업적으로 생산하는 산업이다. 바이오식품, 생물농업 등 미생물 및 식물을 기반으로 새로운 기능성 소재와 식물종자, 첨가물 등을 만들어낸다. 사료용 아미노산과 식품 조미소재(핵산 등) 등도 포함된다.
지난달 30일 토토사이트제일제당은 "바이오사업부 매각 추진 보도와 관련해 당사는 바이오사업부 매각 계획이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1월 토토사이트제일제당 바이오사업 매각 추진 관련 보도 당시 바이오사업부의 몸값은 6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 이에 최근까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협상을 벌여왔다.

달라진 대외환경, 토토사이트보다 육성으로 선회
그린토토사이트 사업 매각을 철회하기로 한 데는 대외 환경 변화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업황이 달라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그린바이오 사업에 호재로 작용 중이다. 최근까지 사료에 넣는 아미노산인 라이신이 그린바이오의 발목을 잡았다. 라이신은 돼지나 가축 등 성장과 발육을 촉진하는 필수 소재다. 최대소비국은 중국이지만 중국 내수 부진에 외식 수요가 줄면서 1차적 타격을 받았다. 여기에 중국 업체가 라이신 생산 능력을 확대하면서 저가 공세에 나서면서 라이신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라이신 가격 추이에 따라 실적 등락이 커지면서 그린바이오 부문에서 고부가가치 소재 위주로 체질 개선을 이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토토사이트제일제당의 매출에서 그린바이오 비중은 30%며 이 중 라이신 사업이 20% 수준이다. 하지만 트럼프발 관세 정책으로 중국산 제품에 고율의 관세가 책정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여기에 유럽연합까지 나서 중국산 라이신에 반덤핑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반면 토토사이트제일제당은 글로벌 그린바이오 기업 중 유일하게 미국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트럼프발 관세 부담이 없다. 토토사이트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은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라질 등 11곳에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각 권역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토토사이트제일제당은 라이신 이외에도 트립토판과 수익성 높은 스페셜티 중심으로 글로벌 매출과 시장 점유율을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토토사이트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는 지난해 매출 4조2095억원과 영업이익 3376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전년(2513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토토사이트제일제당은 "글로벌 입지 경쟁력을 활용해 본격화 된 대형 아미노산 관세 분쟁에 대응할 계획"이라면서 "압도적 시장 지위를 지닌 트립토판과 스페셜티 제품의 판가를 전략적으로 운영해 판매량 중심으로 매출을 늘려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토토사이트제일제당은 기술 유출 등을 우려해 그린바이오 사업을 중국엔 매각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는 전언이다. 실제 매각 협상 과정에서 전략적투자자(SI)인 매화그룹과 광신그룹 등 중국 기업이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했다.

슈완스컴퍼니 인수로 생긴 자신감
토토사이트제일제당의 성공적인 미국 슈완스컴퍼니 인수 성공이 그린사업부 매각보다 육성으로 선회하는데자신감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슈완스컴퍼니 인수 후실적에 많은 변화가 있다.
토토사이트제일제당은 지난 2018년 건강·기능식 사업부문인 토토사이트헬스케어를 1조3000억원에 매각한 후 2조1000억원을 들여 미국 냉동식품 2위 업체 슈완스컴퍼니를 인수했다. 재무적 문제로 지분 일부를 팔았다가 다시 인수했지만 인수합병 자체는 현재까지 해피엔딩이다. 슈완스컴퍼니 인수 후 토토사이트제일제당은 지난해 북미지역에서 매출 4조7128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해외 매출의 84%가 북미에서 나왔다. 지난해 토토사이트제일제당 식품 사업 전체 매출은 11조3530억원으로 이 중 내수는 5조7716억원(전년比 1.8% 감소), 해외는 5조5814억원(전년比 3.6% 증가)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슈완스컴퍼니 인수 당시 재무적으로 무리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인수합병이었다"며 "이 경험을 토대로 자신감을 가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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