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조직 통합, 자본건전성…남은 과제 산적
은행 의존도 해소·그룹 시너지 확대 기대감도 커져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토토 꽁머니그룹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품게 되면서 그룹의 숙원사업이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두 생명보험사 합병 시 총자산 50조원을 넘어서는 대형 보험사가 탄생하게 돼 업계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정례회의를 열고 토토 꽁머니의 동양생명(지분 75.34%)과 ABL생명(지분 100%) 자회사 편입을 조건부 승인했다. 내부통제 개선과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 이행, 그리고 그 실태를 2027년까지 반기별 보고하는 것이 승인 조건이다. 인수금액은 총 1조5493억원에 달하며, 토토 꽁머니은 7월 중 딜 클로징을 목표로 실사 마무리 및 대금 납입 등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시장에서는 토토 꽁머니이 두 생보사를 통합해 '우리라이프' 또는 '토토 꽁머니라이프' 브랜드로 출범시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로 토토 꽁머니은 이미 '우리라이프' 및 '토토 꽁머니라이프' 상표권을 출원했다. 금융지주 계열 생보사가 하나 더 늘어나며 중상위권 생보업계의 지형도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 기준 동양토토 꽁머니과 ABL토토 꽁머니의 총자산은 각각 34조원, 18조원 규모로, 단순 합산 시 53조원에 달한다. 이는 업계 5위 농협토토 꽁머니(53조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4위 신한라이프(59조원)를 바짝 추격하는 수준이다.
토토 꽁머니은 이번 인수를 통해 그룹 순이익이 약 10% 증가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p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도한 은행 의존도 역시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 1분기 토토 꽁머니 전체 순이익(6156억원) 중 우리은행이 6331억원을 차지하며 은행 기여도는 102.8%에 달했다.
다만 ‘토토 꽁머니라이프(가칭)’ 출범까지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우선 시스템 및 조직 통합이다. 앞서 신한라이프의 경우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의 통합 이후 전산시스템 통합에만 22개월이 소요됐고, 노조 단일화는 4년 만에야 완료됐다.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통합으로 출범한 KB라이프도 조직문화 융합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물리·화학적 결합에 상당 시간 공을 들였다.
지난달 동양·ABL생명 노조는 다자그룹과 토토 꽁머니에 직원들의 고용 보장과 보장 방안을 요구하기도 했다. 인수 후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직원 수는 작년 말 기준 937명과 752명으로 합하면 1689명에 달한다.
토토 꽁머니은 향후 동양·ABL생명의 전반적인 규정체계, 재무회계, 리스크관리, 준법감시, 금융소비자보호, 전산시스템 등에 토토 꽁머니그룹의 경영관리체계를 적용해 그룹 자회사로서의 시스템 전반을 정비할 예정이다. 또 자회사 편입 즉시 두 보험사 임직원 대상의 그룹 회장 주재 소통프로그램을 통해 그룹에 대한 소속감과 일체감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자본 건전성도 주요 과제다. 동양생명의 작년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K-ICS)은 155.5%로 1년 전보다 37.9%p 하락했으며, ABL생명도 같은 기간 153.68%로 32.28%p 떨어졌다. 최근 완화된 토토 꽁머니당국 권고 기준(130%)을 상회하긴 하지만, 금리 하락 기조 속에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어 선제적 관리가 필요하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토토 꽁머니이 인수 보험사들의 자본적정성 개선을 위해 자본확충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두 보험사의 사업규모가 토토 꽁머니지주 대비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두 보험사에 대한 잠재적 자본지원이 토토 꽁머니에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토토 꽁머니은 보험사 인수 후 보험회계기준 환경에 맞춰 내실성장, 미래가치 확보, 건전한 자본관리를 중심으로 경영한다는 방침이다. 또 업무처리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하고, 은행을 통한 보험상품 판매 확대, 유휴 은행점포 등을 활용한 요양 및 헬스케어 사업 검토, 보험사 운용자산을 그룹 계열사인 우리자산운용에 위탁하는 등 그룹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적극 발굴하고 추진할 계획이다.
토토 꽁머니 관계자는 "동양·ABL생명을 다음과 같은 경영전략에 따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탄탄한 자본관리에 기반해 혁신·성장하는 보험사’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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